[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9월 주요 농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상당 부분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등에 따르면 청양계풋고추, 오이맛고추, 백다다기오이, 취청오이, 파프리카(빨강), 애호박 등 채소류 도매가격이 최대 8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2022.09.14.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채소 가격 급등에 외식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식 메뉴를 제공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메뉴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채소 가격이 너무 올라 국산 식재료 사용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소연 중이다.
함께 제공하는 김치도 국산은 엄두를 못낸다. 국산 김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중국산에 비해 3~4배 가량 비싸기 때문에 국내산 김치를 제공할 경우 외식업계는 이윤이 거의 남지 않아 중국산 김치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1만204원으로 치솟았다. 1년전 5448원 대비 87.29% 상승한 가격이다. 무 1개는 3940원으로 전년대비 15.81% 올랐다.
깐마늘 1㎏은 1만3360원으로 10.29% 상승했고 양파와 파 1㎏은 각각 2630원, 3437원으로 전년대비 27.98%, 33.11% 올랐다. 이외에도 시금치(52.57%), 당근(42.47%), 열무(22.18%)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채소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올 여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최근에는 태풍 힌남노까지 덮치며 작황 부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농산물 출하량 감소 현상은 다음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식업계는 채소 가격 인상에 한숨지었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는 소셜네트워크(SNS)에는 고공행진하는 채소 가격을 걱정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산 김치를 제공하던 자영업자들은 배추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거나 중국산 김치로 바꿀경우 어떤 제품이 좋은 지 여부 등을 물어보기도 했다.
이들은 위생논란이 끊이지 않는 중국산 김치를 제공하는 것이 불안하지만 채소 가격 급등이 예상치를 뛰어넘어 국내산 김치를 제공할 경우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자영업자는 "배추 가격이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한망에 3만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며 "김치 담궈야 하는데 생전 처음보는 배추가격에 놀랐다"고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다른 자영업자는 "국내산 김치가 맛있지만 최근 가격이 너무 올라 구입해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어 중국산으로 바꾸기로 했다"며 "국내 정서상 김치를 유료로 제공하는 것도 힘들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채소 가격 오름세는 다음달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상기후로 배추, 무 등 채소 작황이 안 좋아 수급이 어려워 가을배추가 나오는 10월 중순 이후 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원재료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산 식재료 가격이 조속히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제조업자들도 제품을 팔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포장김치를 판매하는 주요 식품 기업들도 채소가격 고공행진에 제품가격 인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올렸고 대상도 다음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각각 지난 2월, 3월에 김치 가격을 올렸지만 최근 채소 가격이 너무 올라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해 1년에 2회 인상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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