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새로운 도전을 통한 라인업 확장에 한창이다. 국내 식품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여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들 업체는 해외로 시장을 넓히거나 신사업을 통한 확장을 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 hy(한국야쿠르트), 하림, 삼약식품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제도 변경 등 시장 환경의 변화로 신규 시장이 열리거나 기존 시장 공략 방법으로는 매출 확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변화가 있는 시장은 가정간편식(HMR)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전체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약 4조2220억원으로, 이중 즉석조리식품의 비중이 가장 높고, 즉석섭취식품, 신선편의식품, 밀키트 순이다.
매출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기업은 주로 햄버거/샌드위치, 즉석국/탕/찌개류, 만두류를 생산하고 편의점 판매 비중이 높다. 최근 수요가 증가한 밀키트는 주로 대형할인점으로 판매되고 있고, 샐러드 등 신선편의식품은 주로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구매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를 시행되면서 식품업체들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발을 들이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4조9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성장했다. 협회는 2030년까지 시장규모가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 변화에 따라 식품업체들은 기존 주력 시장 외에 신사업을 통해 성장동력 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bhc는 올해 자사가 운영하는 한우 전문점 '창고43' 브랜드로 HMR 시장에 진출했다. bhc는 1인 가구 등 소형 가구 증가와 간편하게 음시을 즐기려는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HMR시장에 주목했다.
bhc는 지난 2월 '창고43 왕갈비탕', '창고43 어탕칼국수', '창고43 소머리곰탕'등 3종을 출시했다. 이어 최근 '창고43 어탕칼국수'를 신선식품 전문 플랫폼 마켓컬리에 공식 입점시켰다. 3월에는 '창고43 진한 순대국', '창고43 얼큰 순대국', '창고43 육개장 순대국' 등 순대국 HMR 3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bhc는 HMR 사업 진출로 수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종합외식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bhc 신사업기획팀 김효신 부장은 "HMR 시장에서 후발 주자이지만 앞으로 다양한 제품 출시로 HMR 시장에서 위상을 점차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3월 사명을 '(주)hy'로 변경했다. 이는 식음료 기업에 한정됐던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특히 자사 핵심역량인 '냉장배송 네트워크'에 '물류' 기능을 더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hy, 모던 중식당 ‘차이797’과 프리미엄 요리 2종 밀키트
한국야쿠르트는 2017년 하반기에 밀키트를 출시하며 '하이프레시'라는 이름으로 온라인몰을 함께 열었다. 이후에 냉장배송으로 타사와 협업이 이어지며 다양한 상품군을 추가했고 지난해 '프레딧'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프레딧'은 현재 친환경 생활용품, 여성용품, 아이용품 등을 추가하 상태다. 앞으로도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냉장배송이 필요한 타사 제품도 추가할 계획이다.
또 hy는 '차이797'과 협업해 밀키트 2종을 출시했다. '차이797'은 전국 30여개 매장을 가진 중식 레스토랑 브랜드다. '차이797' 밀키트 2종은 '잇츠온 남자짜장'과 '잇츠온 해산물 누룽지탕'으로 구성됐다.
hy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사명을 야쿠르트에서 'hy'로 변경했다"며 "이전부터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에서의 가능성이 확인돼 확대 시점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농심은 2018년부터 사내에 프로젝트 팀을 운영하며 신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첫 결과물로 지난해 3월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했다.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출시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매출 150억원을 돌파했고 앞으로 라이필 브랜드로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는 농심 최초의 다이어트 제품 '밈(meme)5'를 출시했다. 밈5(밈오)는 5일동안 하루 3끼를 먹으며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하림은 지난달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앞으로 HMR 제품 등을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라면, 천연육수 소스 등을 순차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최근 비건인증을 받은 '맛있는 라면 비건'을 출시하고 비건 과자 '사또밥'에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하며 ESG 경영에 힘을 실었다. 삼양식품은 올해부터 비건 인증을 확대해 국내 비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또 환경 친화적인 제품 생산에도 적극 나서며 제로웨이스트 트렌드에 대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