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 시리즈 ⑦
월간식당은 독자들에게 심도있는 상권분석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부터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 대한창업상권연구원, 나이스지니데이타와 협업, 상권분석 시리즈 기사를 연재합니다.
서울 마지막 곡창지대에서 마지막 신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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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지구 상권
마곡은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마와 벼를 일구던 논밭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마곡지구는
서울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의 마지막 신도시’라는 타이틀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글 이서영 기자 young@foodbank.co.kr, 사진 조지철 팀장
마곡지구 상권 들여다보기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 마곡지구
마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은 2007년부터 본격화 됐다. 1994년 당시
이원종 서울시장이 마곡을 비롯해 용산·상암·뚝섬·여의도 등 5개 지구 개발 계획을 내놨으나 1995년 취임한 조순 시장이 마곡지구 개발 계획을 전면 보류하면서 미개발지로 남았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이 2005년 마곡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하고 오세훈 시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2007년 도시개발 사업지구 지정에 나서며 비로소 도약의 시기를 맞이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시행자로 나선 마곡도시개발사업은 강서구 마곡동과 가양동 일대 366만m2(110만 평) 부지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주거단지인 1지구는 106만m2, 산업·업무단지인 2지구는 190만m2, 공원복합단지인 3지구는 69만m2에 달한다. 완공 목표 시기는 2031년이다. 혹자는 마곡지구를 두고 ‘공실지옥’을 논하지만 개발사업 완료 후에는 그 가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2025년까지 150여 개 기업 입주 예정
서울시는 마곡지구를 첨단산업과 R&D 중심의 미래지향형 자족적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주거와 일자리, 문화, 의료 서비스 등을 지역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 시는 특히 자족적 도시의 필수조건으로 꼽히는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산업단지 분양에 사활을 걸어왔다.
서울시가 마곡지구 산단 분양을 위해 기업체에 어필하고 있는 부분은 ‘동북아 일일 비즈니스권’이라는 점. 지구 내에 지하철역이 6개나 소재하고 있어 김포공항까지 5분, 인천공항까지는 35분이면 접근할 수 있고 올림픽대로, 남부순환도로 등이 인접해 강남권 및 경기도권으로의 이동이 용이하다는 게 핵심 포인트다.
2020년 1월 기준 마곡지구 산단의 분양률은 74%다. 2025년까지 150여 개 기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대기업의 경우 롯데그룹 식품계열 R&D를 총괄하는 롯데중앙연구소가 2017년 6월 입주한 것을 시작으로 LG, 코오롱, 넥센 등이 줄줄이 이전을 마쳤다.
LG 직원 2만 여명 근무하는 ‘LG마을’
마곡지구 산업단지는 LG그룹이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시는 2009년 마곡지구 1공구 첫삽을 뜬 후 세계적인 연구소를 유치하는 데 힘을 썼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에 산단 분양률도 20%대에 그치면서 ‘졸속 개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던 중 2012년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그룹 내 연구 인력을 한 자리에 모아 융·복합 연구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하에 대규모 부지를 매입하면서 산단 분양이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LG그룹은 전체 17만m2 부지에 20개 연구동을 건립했다. 이름하여 ‘LG사이언스파크’.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8개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여 명이 집결해 있다. 올해 LG화학 연구인력이 추가로 입주하면 2만2000여 명이 이곳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마곡지구 ‘핫플’ 발산역 상권 임대료 1000만 원 넘는 곳도
마곡지구 상권 가운데 가장 활성화 돼있는 곳은 단연 발산역 상권이다. 2017년 10월 LG사이언스파크 입주를 계기로 다양한 업종의 점포들이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상권다운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음식업종의 경우 웬만한 프랜차이즈는 거의 다 입점해 있을 정도로 성황이다. 1만7000여 명의 LG 직원들은 물론 인근 등촌동의 거주인구가 유입되면서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활기를 띤다.
공항대로 이면도로 사거리에 먹자거리가 형성돼 있으며 특히 LG사이언스파크 맞은편으로는 최근 카페거리가 형성되고 있다.
이 일대 임대료 수준은 만만찮다. 애초에 분양가 자체가 높았던 고급 상권이기 때문. 15평 전후로 월세 350만~400만 원, 권리금 5000만~1억 원 정도다. 핵심상권의 경우 구건물임에도 월세 1000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MICE복합단지, 아트센터, 행정시설, 마트 등 건립 예정
발산역 외에 주목을 받고 있는 상권을 꼽자면 마곡나루역과 마곡역 상권이 있다. 마곡나루역의 경우 일대에 MICE복합단지가 조성된다는 점이 매력요소로 꼽힌다. 롯데건설컨소시엄이 사업자로 나서 개발하는 해당 단지에는 면세점, K-POP 뮤지엄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착공은 내년, 완공은 2024년이다. 또 강서지역 최대 규모 공원인 ‘서울식물원’이 지난해 개장하고 LG아트센터가 2022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것도 긍정 요인이다.
마곡역도 건설이슈로 들썩이고 있다. 강서구청 이전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건립 등이 그것.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최근 의회 질의에서 “여러가지 안을 검토한 결과 마곡 이전 신축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8월에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면 공론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까지 들어서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본 마곡지구 상권
마곡지구에는 지하철 3개 노선이 통과한다. 5호선과 9호선, 공항철도가 그것. 사업지구 내외로 발산역, 마곡역, 마곡나루역, 신방화역, 양천향교역, 송정역 등 6개 역사가 위치해 있다. 이번 상권분석은 마곡지구 역세권 상권 가운데에서도 가장 활성화 돼있는 발산역 상권과 성장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마곡나루역·마곡역 상권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분석 범위는 각 역사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다.
16만 직장인+관광객+대단지 아파트·오피스텔 최고급 상권
마곡지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점을 갖고 있는 상권이다. 우선 올해까지 16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지구 내 기업체에서 근무하게 된다. 또 김포공항, 인천공항 등과 가까워 관광객 유동인구도 많다. 무엇보다 수 만 세대에 달하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지의 거주민들이 상권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현재까지 마곡지구 내 가장 핫한 상권은 누가 뭐래도 발산역 상권이다. LG사이언스파크와 인근 등촌동 상권 인구 유입 등으로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호황인 곳이기 때문이다. 시장규모 역시 전체로 보나 음식업 세부업종으로 보나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마곡나루역과 마곡역으로 핵심상권의 무게추가 이동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발산역은 현재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이지만 나머지 두 상권의 경우 개발 기회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은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발산역 유동인구 11만여 명 달해
마곡지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R&D 센터인 LG사이언스파크는 발산역과 마곡나루역, 마곡역에 둘러싸여 있다. 즉 LG사이언스파크에 출퇴근하는 1만70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지하철을 이용하는 이들은 반드시 3개 역사 중 한 곳을 통해 오가야 한다는 말이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사는 5호선 발산역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발산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11만9000여 명이다.(<표1> 참고) 이는 마곡나루역(6만5000여 명)과 마곡역(5만8000여 명)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규모다.
발산역 유동인구가 많은 건 LG 때문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강동에서부터 강북을 거쳐 강서로 이어지는 5호선의 역사인데다 1014개 병상을 갖추고 있는 이대서울병원과 이화여대 의과대학이 8번 출구와 연결돼 있는 것도 유동인구 증가에 한몫한다.
한편 각 역사의 연령대별 유동인구를 살펴보면 3개 역사 중 유독 마곡나루역만 20대의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개장한 서울식물원의 영향으로 여겨진다. 실제 인스타그램에는 10만 건이 넘는 서울식물원 관련 게시물이 업로드돼 있다.
마곡역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거인구 최대 규모
주거인구의 경우 3개 상권 가운데 마곡역에 가장 많이 밀집돼 있다.(<표2> 참고) 마곡역 주변으로 마곡엠밸리 10·11·12·14·15단지와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아파트가 위치해 있다. 이들 6개 아파트 단지 세대 수만 합쳐도 4895세대에 달한다. 여기에 오피스텔 세대 수 등을 합치면 7000세대에 가까워진다.
통계 자료 분석 결과 마곡역 일대에는 4793가구 1만3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에서부터 60대 이상 인구가 고루 분포돼 있는 모습이다. 이어 발산역 4608가구, 마곡나루역 2194가구 순이었다.
마곡역은 주거인구의 규모에 비해 상권이 약한 편이다. 임대료가 높아 공실 상가가 많기 때문. 그러나 배후수요층이 탄탄하고 향후 강서구청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도 들어설 예정인 만큼 상권의 성장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더 많은 정보는 <월간식당> 2020년 7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