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앞 대기행렬 이젠 '옛말'영업시간 단축·유급휴가 실시
나홀로 경영 나선 가게도 나와3분기 서비스업 생산 5.6% 뚝
업력 30년이 넘는 춘천 A 닭갈비업체는 최근 주말 손님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었다. 매년 이맘때면
각종 모임과 겨울철 관광수요로 주말 예약이 가득 찼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온택트를 활용한
택배·배달사업을 하고 있지만 월 손실액의 25% 정도밖에 메우지 못하고 있다. 이에 A 업체는 연말임
에도 불구하고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했다.
원주 B 돼지갈비업체는 직원 4명을 유급휴가 조치했다. 전체 188석에 달하는 매장의 하루 방문객이
20명에도 못 미쳐 인건비 등을 줄이기 위해서다. 연말을 대비해 납품받은 돼지갈비는 폐기할 수 없어
'2인분+2인분' 행사로 고기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B 업체 대표는 “연초부터 쌓인 적자가 벌써 3억원에 달하지만 코로나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외식업계가 연말 최대 성수기를 맞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중 내내 이어진 매출 타격을 회복하기 위한 '연말 대목'이 코로나 장기화로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동해안권 외식업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해돋이와 겨울산행 등 우수한 관광콘텐츠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감염 확산 여파로 관광객 발길이 급감해 벌써부터 매출 타격을 실감하고 있다.
강릉 초당동의 C 순두부업체는 오전 10시부터 길게 늘어졌던 대기행렬은 옛말이 됐고, 매출액도 평년의
40%선에 그치고 있다. 새로운 메뉴개발을 타개점으로 잡고 직원 2명을 추가 고용했지만 매출 손실은
오히려 커진 상황이다.
디저트·커피업계도 휘청거리고 있다. 속초의 D 커피숍 대표는 이달 들어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모두 정리하고 '나 홀로 경영'에 나섰다.
연중 내내 외식업계 피해가 컸던 만큼 연말 대목 실종에 대한 아쉬움은 더 큰 상황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조사 결과 올 3분기 도내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 분기보다 5.6% 감소했다.
이 중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무려 19.5% 급감했다.
박경규 한국외식업중앙회 강원도지회장은 “매출 타격을 감내하면서 코로나 방역활동에 동참했던
외식업계가 연말에 들어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업황 부진을 해결하고 외식업체의 회생을 위한
지원방안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