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정국이 백신 접종을 기점으로 다소 진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식자재 수요가 높아졌고 이에 가격이 상승하자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초 외식·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쌀과 밀가루 등 일부 품목에 국한됐던 반면 최근 벌어진 도미노 가격 인상 움직임에는 돼지고기·대두 등을 원료로 하는 상당수의 제품이 포함되는 등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국민들의 식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라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라면과 과자 등 ‘국민 간식’도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등 가격 인상 릴레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인상에 대한 체감도가 가장 높은 것은 돼지고기 관련 제품이다. 햄과 소시지 등 반찬으로 사용되는 가정간편식(HMR)뿐 아니라 외식업계의 돈까스, 마켓컬리 등 e커머스를 통해 판매되는 삼겹살 등이 모두 인상됐다. 우선 식품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스타트를 끊었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다음 달 1일부터 스팸을 비롯한 햄과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70% 올랐고 국내산 돼지고기도 20% 정도 상승했다”며 “햄과 소시지는 원료 비중이 높은 상품이어서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 CJ제일제당이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롯데푸드·동원 등 육가공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들도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추측된다. 돼지고기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돈까스·제육볶음·보쌈·탕수육 등을 파는 외식업계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한솥도시락의 경우 돈까스도련님을 3,900원에서 4,000원으로, 원할머니보쌈족발의 경우 보쌈도시락을 9,000원에서 1만 원, 홍콩반점의 경우 탕수육 소(小)자를 1만 1,000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올렸다. e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제주도니의 흑돼지 삼겹살은 1만 3,900원에서 1만 5,600원, 태우의 유황 먹인 한돈목살 구이용의 경우 8,800원에서 9,200원 등으로 올랐다. 이 외에도 다수의 업체가 마켓컬리에 가격 인상 공지를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